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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두 얼굴

by sosohanwork 202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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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1위인데 오보도 1위? MBC의 두 얼굴

"가장 믿는 방송"과 "가장 믿지 못하는 방송"이 동시에 1위인 방송사, MBC 이야기다.


숫자의 함정 — 신뢰도 1위의 민낯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디지털뉴스리포트 2024에 따르면 MBC는 신뢰율 57%로 국내 방송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시사IN의 같은 해 조사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 1위(37.4%)다.

그런데 같은 시사IN 조사에서 "가장 불신하는 방송매체"도 MBC(21.8%)가 1위였다.

신뢰와 불신이 동시에 1위인 방송사. 이게 무슨 의미일까? 단순히 시청자가 많아서가 아니다. 한국갤럽은 이를 "신뢰와 불신이 공존하는 범주"로 분류했고, 그 원인을 정치 성향에 따른 양극화로 분석했다. MBC를 믿는다는 응답은 "MBC가 정확하다"는 평가가 아니라 "MBC가 내 편이다"라는 뜻에 가깝다.


확인된 오보 사례들

MBC가 오보와 무관한 방송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기록이 증명한다.

윤석열 뉴욕 발언 자막 논란 (2022)

대통령의 발언을 "바이든이 ~하면 쪽팔려"로 자막 처리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후 음성 감정 결과 "날리면"인지 "바이든"인지 불분명하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MBC는 정정을 거부했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발언자 측에 진술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오보 여부가 법정에서 여전히 다퉈지고 있다.

당근칼 자막 왜곡 (2023)

칼부림 관련 보도에서 자막을 왜곡해 사실과 다른 인상을 심어준 사건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 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 논란 (2024)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보도에서 과학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영했다는 오보 논란이 제기됐다.

텔레그램 범죄 단독 보도 중 거짓 정보 첨부 (2024)

텔레그램 내 불법 거래 실태를 단독 보도하면서 영상 중반에 사실과 다른 정보가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오보가 신뢰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

문제는 이런 오보들이 MBC의 신뢰도 지표에 아무런 흠집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첫째, 신뢰도 조사는 정확성 평가가 아니다.
시청자는 "이 방송사가 얼마나 정확한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이 방송사가 내 시각과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평가한다. 오보라도 자신이 믿고 싶은 방향의 오보라면 오보로 인식조차 되지 않는다.

둘째, 대안이 없다는 심리가 작동한다.
미디어학자들은 "보수 목소리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MBC를 선택하는 것은 '충분히 믿을 수 있다'라기보다 '믿고 싶다'는 심리"라고 분석한다.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불편한 방송사가 신뢰도 1위가 되는 구조다.

셋째, 확증 편향이 오보를 가린다.
자신이 지지하는 매체의 오보는 "취재 과정의 실수"로, 반대 진영 매체의 오보는 "의도적 조작"으로 해석한다. 오보의 사실 여부보다 누가 저질렀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 비판을 비판이라 부르지 못하는 구조

MBC가 오보를 내도 신뢰도가 흔들리지 않는 데는 구조적 이유도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가는 동안 MBC를 향한 비판은 쉽게 "정권의 언론 탄압"으로 프레이밍된다. 방심위 제재도, 법원의 오보 판단도 "권력의 보복"으로 읽힌다. 이 구도 안에서 MBC는 늘 피해자이고, 오보는 희석된다.

언론에 대한 비판이 정치 공격으로만 소비될 때, 언론의 자기 교정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마치며

MBC가 정권 비판 보도를 용감하게 이어온 측면이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정권에 맞선다"는 것과 "정확하게 보도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용기 있는 언론이 정확한 언론일 필요는 없고, 오보를 낸 언론이 비겁한 언론일 필요도 없다.

신뢰도 1위 방송사라면, 그 신뢰에 걸맞은 팩트 검증 시스템과 오보 정정 문화를 갖추는 것이 먼저다. 시청자의 기대에 기대는 신뢰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언론을 믿는 것은 권리지만, 비판하는 것은 의무다.


참고: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디지털뉴스리포트 2024, 시사IN 언론매체 신뢰도 조사 2024·2025, 한국갤럽 뉴스채널 선호도 조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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