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원짜리 밀실 극장, 선관위의 폐쇄적 행태를 비판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에서 가장 엄격하게 수호되어야 할 가치는 다름 아닌 ‘투명성’과 ‘국민적 신뢰’이다. 그러나 최근 치러진 충주시장 선거 재검표 현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짓밟고, 스스로의 안위와 절차적 편의주의만을 고집하는 지극히 권위주의적인 비밀주의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비용 부담의 의무는 철저히 개인에게 전가하면서, 검증의 통제권은 국가가 독점하는 모순적 구조, 이것이 과연 참된 민주주의인가?"

1. '돈은 내되 주는 대로만 보라'는 기만적 제도 설계
소청인인 맹정섭 후보 측은 선거의 공정성을 검증받기 위해 무려 5,487만 원이라는 거금의 예납금을 국가에 지불했다. 이처럼 무거운 경제적 장벽을 개인에게 지웠다면, 그에 상응하는 투명하고 전폭적인 검증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사법적 정의에 부합한다.
그러나 선관위는 "재검표는 오직 실물 종이 투표용지만 다시 세어보는 행위"라며 선을 그었다. 개표의 오작동 여부를 가릴 가장 결정적인 디지털 증거인 ‘이미지 스캔 파일(ISF)’과 현장의 ‘CCTV 영상’ 요구를 법 조항 뒤에 숨어 철저히 기각한 것이다. 이는 거액을 지불한 소청인에게 눈을 가린 채 선관위가 내어주는 종이만 만지다 가라는 ‘대국민 기만극’과 다름없다.

2. 사지가 들려 나간 '국민의 감시권'과 언론 통제
정당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하던 소청인이 경찰력에 의해 양팔과 다리가 들려 강제로 추방당하는 장면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행정 폭력의 단면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사자를 폭력적으로 축출한 직후, 현장을 중계하던 취재진(언론인) 마저 "시간이 다 됐다"는 행정 규칙을 명분 삼아 차례로 쫓아냈다는 점이다.

감시의 눈과 귀를 자처하는 언론의 카메라마저 꺼버린 밀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재검표 결과를 어느 국민이 온전히 승복할 수 있겠는가? 선관위는 질서 유지를 핑계 댔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부실 행정이나 기계적 치부가 드러날까 두려워 감시 공백을 자초한 것에 불과하다.
3. 방송 중 제기된 합리적 의심: '빳빳한 투표지'와 대만식 개표
현장을 중계한 언론 및 방송사 앵커들이 던진 지적은 선관위의 방어적 태도가 왜 위험한지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투표함에서 쏟아져 나온 투표용지들이 사람이 접어서 넣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지나치게 빳빳하다는 이른바 ‘벽돌 투표지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선관위는 스캔 파일과의 실시간 대조 검증을 거부했다.
- 데이터 독점: 고속 전자개표기를 도입해 편리함은 챙기면서도 원천 데이터(스캔본)는 기밀이라며 은폐함.
- 밀실 진행: 의혹이 커질수록 과정을 생중계해 투명함을 증명해야 마땅하나, 도리어 언론을 축출함.
- 선거 행정의 퇴행: 투표지 한 장 한 장을 높이 들어 카메라와 국민 앞에 기표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대만식 개표 모델에 비해, 한국의 선거 관리는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관료주의적임.
"기계를 쓸 거라면 데이터를 낱낱이 공개해야 하고, 데이터를 숨길 거라면 눈으로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선관위는 두 가지 의무를 모두 저버렸다."
- 현장 중계 방송(정광용TV) 논평 중⚖️ 결론: 법의 방패 뒤에 숨은 권위주의의 종식 필요성
5,000만 원의 거금을 내고도 사지가 들려 쫓겨난 소청인, 그리고 통제당한 언론의 모습은 대한민국 선거 관리 시스템의 독선적인 민낯을 폭로한다. 국민의 의혹을 힘으로 누르고 카메라는 치울 수 있을지언정, 국민의 마음속에 번지는 사법 불신은 결코 경찰력으로 끌어낼 수 없다. 법의 방패 뒤에 숨어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선관위의 경직된 행정은 향후 반드시 자동 재검표 법제화 및 디지털 데이터 교부 의무화를 통해 개혁되어야 할 민주주의의 걸림돌이다.